제목 : 화양연화
개봉 : 2000년 10월 21일 / 2013년 11월 28일. 2020년 12월 24일, 2022년 2월 24일 재개봉
감독 : 왕가위
출연 : 양조휘, 장만옥 등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며칠 전에 영화를 보기위해 왓차에 접속했는데요. 헐왓차에 왕가위 리마스터링이라는 이름으로 왕가위 감독의 모든 영화들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더라고요 그중에 봤던 영화도 있고 보지 않았던 영화도 있지만 기왕 생각난 김에 화양연화를 다시 시청했습니다. 이번에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들을 리마스터링해서 다시 볼 수 있게 해 놨는데요 리마스터링이란 음질을 향상하거나 녹음 방식을 변화해서 화면을 더 선명하게, 음질을 더 또렷하게 만든 걸 말해요. 실제로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4K는 2020년도에 재개봉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저는 그때 보지 못했지만 이번에 왓차에서 볼 수 있었어요 처음 '화양연화'를 본 건 10년 전이나 될 만큼 오래전에 본 거라서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만 기억에 남았는데요 이번에 다시 보게 되니까 확실히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똑같은 영화도 언제 보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지금 제 나이에 이 영화를 보니 확실히 어렸을 때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을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영화인만큼 많은 분들이 보진 않았어도 제목은 알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인 '화양연화'의 뜻이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화양연화' 역시 이런 영화는 나이가 좀 있을 때 봐야 하는 건가 생각해 봅니다.
우아하고, 황홀한 미장센의 정점
왕조위 감독은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에서도 감각적인 비주얼과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감독인데요 그의 미장센이 화양연화에서는 특히나 더 빛을 발합니다. 일단 포스터만 봐도 붉은색의 포스터에 영화 중간중간 초록색도 곳곳에 보이는데요 화면의 색감이 배우들을 더 우아하게 보일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다른 영화에서는 다소 역동적인 화면을 구사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정적인 느낌이 대부분인데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왕조위 감독의 미장센과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별다른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미술품을 보는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화에서 주는 색감과 장만옥 배우님이 입은 치파오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에서 양조위 배우님과 장만옥 배우님의 진정한 화양연화를 느낄 수 있는데요 정말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된 시기가 2000년이니까 정말로 젊은 시절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영화 자체에 특별한 반전이 있다거나 화려한 스토리들이 나오지는 않아요. 그러다 보니 정말로 두 배우를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첫 만남부터 조금씩 커져가는 마음이나 선을 넘지 않은 절제부터 아쉬움, 그리움까지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한 작품입니다. 어떤 분은 이 영화에 배우들에 대해서 양조위 배우님은 눈빛으로 연기하고 장만옥 배우님은 몸짓으로 연기했다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감독의 연출도 대단하지만 두 배우 덕분에 영화가 명작으로 탄생한 게 아닐까요.
작품 같은 영화 사운드 트랙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 대부분이 영화 제목을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음악들이 있을 만큼 음악이 영화의 삽입된 곡들도 굉장히 유명한데요 이번 영화인 화양연화도 영화를 모르는 분들은 있어도 아마 영화를 이야기하면 "쿵 짝짝 쿵 짝짝" 음악이 떠 오르실 거예요 'Yumeji's theme'라는 곡인데 이 곡은 일본 영화 유메지의 주제가로 쓰인 곡으로 왕가위 감독이 재사용한 곡이라고 해요. '화양연화'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살려준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음악만으로도 '차우'와 '수리첸'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랍니다. 일본 영화는 보지는 않아서 그 영화에서 어떻게 느껴 졌을지는 알 수 없는데요 영화 '화양연화'의 분위기와 신기하게 잘 어울려서 마치 '화양연화'를 위해서 작곡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차우'와 '수리첸'이 이별을 마주하고 나오는 노래 'Quizas, Quizas, Quizas'또한 기억에 남는 음악인데요 명작은 영화의 OST까지도 작품 같다고 느꼈어요 어떻게 이렇게 그 분위기에 맞는 음악들을 적절하게 입히는지 음악감독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요. 결국 영화 '화양연화'는 어른이 봐야 이해할 수 있는 어른들의 영화인 듯합니다. 10년 전에는 정말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 못 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너무 좋은 거 보면 말이죠 결국은 영화에서 '차우'와 '수리첸'은 이루어지지 않는데요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미련이 남고, 그리움이 남는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이별도 사랑이라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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